인권이란 '인간의 권리', 즉 '인간이 인간답게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권리'를 말합니다.

인권은 출생과 동시에 지니게 되는 인간 고유의 권리로서 많은 나라에서 법률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가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는 기본권이라고 부릅니다.

인권의 개념과 범주는 인권운동과 더불어 계속 변화·발전해 왔습니다. 인간이 출생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근대 이후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는 역사적·사회적 조건에 따라 많은 논쟁을 거쳐 왔습니다. 세계대전과 파시즘의 비극은 인권의 보편적 존중과 증진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촉발시켰습니다. 1945년에 창설된 유엔은 인권 및 기본적 자유의 보편적인 존중이 국제적 과제임을 명확히 하고 인권을 정의하고 성문화하기 위한 기초를 제공했습니다. 이런 노력의 첫 결실이 바로 194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입니다. 세계인권선언은 정치, 경제, 문화, 종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민과 모든 국가가 달성해야 할 공통의" 인권 기준을 확립한 것이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이 국제법의 효력을 갖추게 된 것은 유엔이 1966년에 두 개의 국제인권규약을 채택하면서부터입니다. 바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A규약, 사회권 규약)과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B규약, 자유권 규약)입니다. 유엔은 그 후에도 여성, 아동, 소수민족,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인권기준을 확립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국제적 인권보장기구와 제도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러한 국제적 노력의 결과로 지금은 신체의 자유, 종교의 자유,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학문·예술의 자유 등의 자유권과,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참정권, 그리고 국민이 국가로부터 본인과 가족의 생계를 보장받고 교육·사회보장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모성보호, 환경권,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는다는 내용의 사회권이 보편적 인권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정보 사회에서도 인권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정보화는 세계 1,2위를 다툴만큼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 왔지만, 정보 사회에서 국민의 인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토론과 제도 개발은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그에 따라 공공 혹은 민간 영역에서 인권이 경제적 가치에 비해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개발 논리로 인권을 희생시켰던 우리의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정보화가 확산될수록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정보 사회를 준비하고 실현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보 사회에서의 인권의 개념과 범주를 밝히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를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국민은 정보화 시대에도 명확한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최근 정보화 시대의 기본권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반감시권, 정보 공유의 권리, 알 권리와 접근권입니다. 이 권리들은 정보와 커뮤니케이션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국민이 정보화 시대에 자유롭고 평등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권리이기도 하지만 정보화로 인하여 위협받고 있는 권리이기도 합니다.



표현의 자유나 정보 공유의 권리는 인터넷이나 디지털 환경에서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오히려 국가 권력의 통제나 지적재산권의 강화로 위축되고 있습니다. 프라이버시·반감시권, 알권리와 접근권은 정보화 시대에 기존의 권리 개념을 발전시킬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등록제도와 같은 비민주적 국민통제제도가 정보화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감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정보화 시대에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민주주의의 가치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정보화 시대의 인권은 정보화 시대에도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받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정보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를 민주화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이념이기도 한 것입니다. 인권은 어떠한 논리에 의해서도 희생되거나 양보될 수 없습니다.

이 책자는 지금까지 논의되어온 정보화 시대의 인권을 소개하고 독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데 도움을 주고자 만들어졌습니다. 우리의 작은 노력이 모이면 우리 사회의 정보화를 보다 더 민주적인 것으로 가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정보 사회에서도 인권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바로 당신의 실천이 필요합니다.

2002년 겨울
진보네트워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