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 지적재산권의 개념

1. 왜 지적재산권이 문제인가?

비디오를 볼 때 우리는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호환마마보다 더욱 무서운 것이 불법 복제 비디오라는 귀여운 만화 속에 담겨진 섬뜩한 경고 문구를 만나게 된다.



한때 소프트웨어는 컴퓨터를 사면 당연히 딸려오는 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매년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소호(SOHO), 그리고 학교를 거쳤으니, 이제 안방까지 들어올까?

원가가 천원도 되지 않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을 복용하기 위해서 1만 5천원을 내야한다고 한다. 특허권이 독점을 보장하고 있으니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다. 신약 개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 특허권을 보장해야한다고 하는데, 지금 당장 죽어가는 생명은 어찌할 것인가.

디지털 도서관을 구축했으나, 집에서 원격으로 접속하지 못하고 도서관에 직접 가서 열람해야 한다. 저자들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정보화가 진전됨에 따라, 지적재산권, 특허권, 저작권 등의 단어가 점차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오고 있다. 예전에는 법적 전문가들만의 영역, 혹은 창작자들만의 영역으로 인식되었으나, 위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제 우리 삶 속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때로는 기술과 문화의 활용을 제한하기도 하고, 심지어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기도 하다.

지적재산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2. 지적재산권, 특허권, 저작권

지적재산권은 '무형(無形)의 지적자산(知的資産)에 대한 소유권'을 의미한다. 즉, 어떠한 발명이나 음악, 미술, 문학 등의 창작물에 대해 발명자나 창작자에게 소유권과 유사한 권리를 법적으로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만일 어떤 소설책을 사면 나의 소유권은 물리적인 소설책 한 권에 국한될 뿐, 소설 자체에 대한 권리는 창작자인 소설가가 여전히 갖고 있다. 여기서 소설 자체에 대한 권리라는 것은 그 소설을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할 수 있는 권리, 복제할 수 있는 권리, 배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말하며, 이것이 지적재산권의 하나인 저작권이다. 따라서, 나는 내가 산 소설책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거나 찢어버릴 수는 있지만, 그것을 복제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지식과 문화 같은 지적인 생산물은 자동차, 책상 등과 같은 물건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햄버거와 같은 물질적 생산물은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면 나에게 없어지므로 함께 공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은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준다고 해서 나에게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지적 생산물의 특성으로 인해서, 지식과 문화는 사회에 널리 확산되게 된다. 따라서 한편으로 창작자에게 유사소유권을 부여하기 위해서 지적재산권에 대한 법적 강제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지적재산권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저작권은 문화예술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저작자는 자신의 저작물을 공표하고 성명을 표시하는 등 인격적 권리와 복제, 공연, 전시, 배포, 전송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리를 부여받는다. 저작권은 창작 즉시 부여되며 보호기간은 저작자 사후 50년까지이다. 특허는 산업 기술 분야에 표현된 아이디어(발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발명자가 특허 발명을 일정 기간(특허출원 후 20년)동안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저작권과 달리 특허청에 출원을 한 후에 심사를 거쳐 특허권을 부여받게 된다. 저작권과 특허 이외에도 상표권, 지리적 표시, 영업 비밀, 반도체 배치설계 등 새로운 분야들이 지적재산권 영역에 포함되고 있다. 지적재산권은 일시적인 독점을 부여하여 창작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창작자에게 경제적 보상을 하기 위한 것이다. 특허는 발명 내용을 공개하여 기술의 확산과 발전을 촉진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적재산권이 소유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지식이나 문화는 사적으로 소유될 수 없는,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인식되어 왔다. 일시적으로만 독점을 부여할 뿐, 보호기간 이후에는 다시 공공적 자산으로 편입되도록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각 법체계 내에 창작자의 사적이익과 동시에, 사회 공공 이익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개념에 대한 비판

리차드 스톨만(Richard Stallman)는 '지적재산권'이라는 개념이 유체물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정보(지식과 문화)에 대해서 유체물과 똑같은 '소유권' 의식을 갖도록 왜곡한다고 비판한다. 또한, 지적재산권은 저작권, 특허, 상표권 등 서로 다른 대상과 적용 방식, 역사적인 맥락을 가지고 있는 것을 지나치게 일반화시킨 것이다. 지적재산권은 1967년에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설립되면서 광범하게 사용된 최근의 경향이라고 한다. 따라서, 어떤 문제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적재산권이라는 용어가 아니라, 저작권, 특허, 상표권 등 특정한 개념을 사용하기를 권고한다.



2 장 특허에 의한 기본권 침해

1. 특허의 현재 경향

초기에 물건의 발명에 대해서 독점권을 부여하던 것으로부터, 현재 특허제도는 그 적용대상을 확장해오고 있으며, 특허권자의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우선 특허에 의한 독점기간은 세계무역기구의 무역관련 지적재산권협정(TRIPS 협정이라고 한다.)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20년으로 확장되었다. 또한, 특허의 보호 대상도 "태양아래 인간이 만든 어떤 것도 특허의 대상이 된다"는 논리 하에, 생명체, 컴퓨터 소프트웨어, 그리고 사업 방식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특허권을 얻기 위한 절차나 특허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등을 전세계적으로 통일하기 위한 움직임이 국제적인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기술력에서 앞서있는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이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면서, 개별 국가에 압력을 넣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특허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을 기반으로 한 소수 다국적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특허권의 강화가 무조건 산업의 발전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기술력이 낮은 제3세계의 경우에는 경제적인 종속을 심화시킬 수 있다. 지나친 특허권의 강화는 기술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으며, 특허로 인한 높은 가격은 제3세계 민중들이 필요한 의약품을 구입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2. 영업 방법(BM) 특허

원래 영업 방법은 특허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1998년 미 연방고등법원이 어떠한 대상이든 특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요지의 판결을 한 이후, BM 특허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BM 특허는 통상 어떠한 기술상의 혁신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아이디어에 불과하다. 또한, 특허 발명의 시행 과정에서 그 발명 내용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특허 명세서의 공개를 통한 기술 지식의 확산이라는 의미도 없다. 결국 단지 특허권자에게 독점권을 부여함으로써, 사적 이익만을 보호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 BM 특허는 더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인터넷 기술은 특허권 없이도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 왔다. 오히려 특허를 통해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이 기술의 개발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수확체증의 법칙을 따르는 인터넷의 특성상, 선점한 자에게 특허를 통해 독점권을 보장해 준다면 후발 주자의 진입을 막고, 독점을 영구화하게 된다. 더불어, 빠르게 발전하는 인터넷의 특성상, 독점기간 20년은 지나치게 길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거의 영구히 독점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인터넷이 이미 발전한 선진국 기업들이 인터넷 상의 사업 방법을 특허를 통해 독점한다면, 제3세계 국가의 인터넷 산업은 선진국의 종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BM 특허와 관련된 대표적인 분쟁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Amazon.com)의 원클릭 특허를 둘러싼 반즈앤노블(Barns & Noble)과의 분쟁이다. 국내에서도 진보넷이 삼성전자의 '원격교육 방법 특허'에 대하여 무효심판 청구를 제기한 상태이다.

사례 : 삼성전자의 '원격교육방법'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

진보네트워크센터는 2000년 3월 4일, 삼성전자의 특허 '인터넷상에서의 원격 교육 방법 및 장치'에 대한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특허는 '인터넷상에서의 원격교육 및 장치'에 대한 것으로, 학습, 시험, 평가 등 일반적인 교육 방법을 단지 웹에 적용한 것일 뿐, 특별한 기술적 진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만일 이 특허가 인정된다면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대부분의 온라인 교육기관들은 사업을 포기하거나 삼성전자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 교육을 위축시켜 인터넷의 풍부한 발전을 가로막게 될 뿐만 아니라 그 비용을 인터넷 이용자들이 부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특허심판원은 2001년 1월 13일, 삼성전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진보네트워크센터는 2001년 2월 10일 특허법원에 항소를 제기하였다. * http://networker.jinbo.net/nopatent참고



3. 생명 특허와 강제실시

특허권을 둘러싼 전세계적인 이슈 중의 하나는 의약품 특허와 건강권의 대립이다.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서도 각 국 각료들은 "무역관련 지적재산권협정(TRIPS)이 각 회원국의 공공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선언을 채택하였다. 이것이 전세계적인 문제가 된 것은 AIDS의 심각성 때문이다. AIDS에 의해 하루에 8000명이 죽어가고 있으며, 전세계 AIDS 감염자 중 95%는 저개발국에 존재한다. AIDS 치료약은 이미 개발되고 있지만, 비싼 가격과 열악한 보건 체제로 인해 저개발국의 환자들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케냐의 경우, 현재 AIDS 치료제와 다른 필수 의약품을 투여받고 있는 환자들은 단지 1000-2000명(0.043-0.086%)에 불과하다. 의약품 가격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는 특허로 인한 다국적 제약회사의 독점 때문이며, 이것이 건강권과 관련하여 특허가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이다.

특허권의 남용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장치는 '강제실시' (Compulsory License)이다. 강제실시란 특허권자의 의사에 상관없이 특허 발명을 타인이 실시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것을 말한다.



어떤 AIDS 치료약의 특허권을 A사가 보유하고 있다면, 다른 회사는 그 약품을 함부로 생산할 수 없으며 A사와 계약을 맺고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강제실시를 시행하면 A사의 허락이 없이도 그 약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약품에 대한 경쟁으로 인해 가격이 낮아진다. 특허는 개발자만을 일방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공공 이익과의 균형을 고려해야 하며, 특허권의 공정한 행사를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바로 강제실시인 것이다.

하지만, 제3세계 정부가 자국의 상황에 따라 강제실시를 시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선진국의 제약회사와 정부가 제3세계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강제실시가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이다.



사례 : 글리벡 강제실시

한국에서도 의약품 특허와 건강권의 충돌을 보여주는 사례가 발생하였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이 그것인데, 제조사인 노바티스(Novartis)는 1캅셀에 약 25000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이를 복용하기 위해서는 보험적용을 받더라도 한달에 90만원 ~ 150만원을 부담해야하며, 이는 보통의 가정에서는 감당할 수 있는 액수가 아니다. 하지만, 실제 제조 원가는 1000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2002년 1월 30일, '글리벡 문제해결과 의약품의 공공성 확대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글리벡에 대해서 강제실시를 청구하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한번도 강제실시가 시행된 적이 없다. 글리벡 강제실시를 청구하기 위해 특허청을 방문하였을 때, 강제실시 청구를 위한 제반 서류조차 구비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 http://glivec.jinbo.net 참고







3 장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1. 저작권과 공정이용

저작권에 관한 일반적인 오해 중의 하나는 저작물은 저작권자의 '소유'이고,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권리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법에 규정된 저작권의 궁극적인 목적은 '문화의 향상 발전'이다. 단지, 그 방안의 하나로서 저자에게 '일정기간 동안'(만)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지식은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는 인식에 근거한 것이며, 따라서 일반적인 소유권과는 다르다. 그래서, 이 권리는 공공적 목적 혹은 지식의 확산을 위해 일정하게 '제한'된다. 예를 들어, 언론의 보도, 재판, 도서관, 교육 목적의 사용, 그리고 비영리적이고 개인적인 이용에서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공정이용(fair use)이라고 부르며, 국내 저작권법은 '제6절 저작재산권의 제한'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다.

2. 디지털 환경과 저작권의 모순

정보사회에서 저작권법이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 환경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문화의 산업화와 정보산업의 발전이다. 물론 저작권은 17~8세기부터 존재하였으나, 영화, 만화, 음반 등 문화 산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등 정보산업이 발생함에 따라, 한 사회에서 저작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게 되었다. 둘째는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디지털화와 네트워크화가 확산되는 환경의 변화이다. 복사기, VTR 등 복제 기술의 발전은 끊임없이 저작권자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등장은 저작권과 근본적인 모순을 일으키고 있다.

1) 복제(copying) 개념의 변화

기존의 오프-환경에서는 '접근'과 '복제'는 별개의 의미였다. 서점에서 책을 들춰보는 행위는 복제를 수반하지 않으며,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복제'는 주로 상업적인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하지만,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프로그램의 실행이나 어떤 정보에 접근하는 행위조차 복제 없이는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는 어떤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내용을 살펴볼 때에도, 홈페이지가 있는 서버에서 내 컴퓨터로 파일이 복제, 전송된다. 따라서, 복제권(즉, copy-right)을 창작자에게 전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이용자들의 컴퓨터 사용이나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2) 창작 환경의 변화

정보의 디지털화는 정보의 복제, 전송뿐만이 아니라, 정보의 변형(개작), 융합의 가능성도 획기적으로 진전시켰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어떠한 이미지를 다운받아 그것을 변형시켜 새로운 이미지로 만들거나, 다른 사람이 제작한 프로그램의 일부를 수정하여 내 환경에 적합하도록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이러한 2차 저작물 역시 개인적, 사회적으로 무척 가치있는 생산물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기존의 생산자, 이용자의 구분을 약하게 만든다. 즉, 누구나 어떠한 창작물의 수용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저작권의 목적은 '사회의 문화 발전'인데, 디지털 환경에서의 저작권 강화는 이러한 2차 생산을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사회의 문화 발전을 저해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3) 수용환경의 변화

디지털 환경에서는 복제비용이 거의 없이 원본과 똑같은 복제물을 재생산할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를 통해 시간과 거리에 관계없이 저작물을 전송할 수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접근은 이제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디지털화와 인터넷으로 인한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지식과 문화의 향유에 있어서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저작권이 강화된다면, 이러한 가능성을 제한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디지털 환경에서의 저작권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 없이, 지식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야한다는 '막연한' 가정 하에 저작권 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례 : 소리바다

소리바다(http://www.soribada.net)는 P2P(Peer to Peer) 방식의, MP3 음악 파일 공유 프로그램이다. 소리바다는 약 8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다양한 음악 파일들을 공유하고 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음반사들은 2001년 1월, 소리바다를 저작권 위반 방조혐의로 고소하였으며, 2001년 8월 검찰은 소리바다를 기소하였다. 그리고, 2002년 7월 9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소리바다에 대하여 서비스 중지를 명령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2002년 7월 31일, 소리바다는 검색 서비스를 중지하였으나, 곧이어 중앙서버가 검색 서비스를 하지 않는 '소리바다 2'를 선보였다.
소리바다의 쟁점은 인터넷에서의 '비영리적이고, 개인적인 이용'이 저작권의 예외, 즉 공정이용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소리바다를 통한 MP3 음악파일 교환과 음악청취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자연스러운 이용행위의 일부이며, 이는 마치 음악 테이프를 친구에게 빌려주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곡들을 편집해서 선물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소리바다가 특히 문제가 되고 있지만, 메일이나 메신저 등을 통한 파일 교환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는 음악을 수용하는 환경의 변화이다. 소리바다 이슈는 인터넷이 가져온 수용 환경의 변화와 저작권의 충돌 문제를 잘 드러내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http://freeinternet.jinbo.net 참고)



사례: 디지털 도서관

도서관은 정보에 대한 공적접근을 실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제도이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에서도 제28조 도서관 면책조항을 통해 저작재산권의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도서관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 디지털 도서관은 더욱 큰 존재의의를 갖을 수 있다.
하지만 2000년 1월 저작권법이 개정되어 '전송권'이 신설되면서 디지털 도서관은 그 생명력을 잃어버렸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디지털 도서관에 접속하여 열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도서관에 '직접 가서' 열람해야만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된 것이다. 2001년 6월과 10월에 다시 상정된 개정안에 의하면, 디지털 도서관의 자료를 집에서는 물론이고 타도서관에서도 열람할 수 없으며 해당 도서관에 가서 열람해야만 한다. 그조차도 만일 다른 사람이 열람하고 있다면 기다려야 한다. 즉 개정안은 디지털화의 장점을 모조리 무력화한 것이다. 디지털 도서관이 국민에게 무슨 혜택을 줄 것인가?
개정의 명분은 저작권자의 보호이다. 디지털화되어 누구나 쉽게 저작물에 접근할 수 있다면, 누가 책을 사 보겠느냐는 것이다. 디지털 도서관 문제는 저작권자의 이익과 이용자의 정보접근권 사이에서 적절한 선을 긋는 것이 얼마나 힘든 문제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3. 저작권의 성격 변화

저작권의 주체도 개인에서 '기업'으로 변화되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우리가 통상 상상하듯, '낭만적 저자'가 저작권의 주된 주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실제 창작자는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일 뿐이며, 저작권은 투자자인 정보·문화기업이다.

그런데, 저작권의 주체가 기업이 되었을 때, 저작권이 갖는 사회적 의미는 사뭇 달라진다. 저작권은 어떤 저작권의 복제나 유통을 통제할 수 있는 '독점권'을 '국가'가 부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유시장의 원리에 따르더라도 이와 같은 기업의 독점이 초래하는 사회적 해악은 엄청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우리가 단지 '창작자의 보호'라는 단순한 개념으로 현재의 저작권을 바라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의 저작권 소유 경향이 강화되면서, 저작권은 창작자를 보호한다는 애초의 취지를 벗어나서 '투자보호법'으로 변질되고 있다. 심지어 과거에는 저작권 보호대상이 되지 않았던 것도 기업의 '투자'를 보호해야한다는 명분으로 보호대상이 되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창작성없는 데이터베이스의 보호 등이 그러한 예이다.

전세계적인 지적재산권 강화의 계기가 된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은 정보·문화 산업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선진국들의 요구가 대부분 관철된 것이다. 미국의 경우 저작권 보호기간이 여러 번 갱신되었는데, 이는 디즈니의 저작권 보호기간을 연장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4 장 소프트웨어 저작권과 MS 독점

1. 소프트웨어 저작권의 문제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저작권 보호 대상에 포함시켰다. (국내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데, 이 법은 저작권법의 특별법이다.) 그런데, 과연 컴퓨터 프로그램을 저작권법 체계로 보호하는 것이 타당한가?

먼저, 컴퓨터 프로그램은 사실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기능적 저작물'이며, 따라서 다른 예술 창작물과 같은 방식으로 취급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예를 들어, 컴퓨터 프로그램의 경우, 특정 단계의 프로그램을 자신, 혹은 다른 사람이 '업그레이드' 할 수 있으며, 사람들의 이용 환경에 적합하게 소스 코드(Source Code)를 수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예술 창작물과 차이가 있다. 이에 저작권을 적용한다면, 프로그램의 자유로운 수정, 혹은 개발을 제약함으로써, 결국 프로그램의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더구나 다른 저작물의 경우에는 그 저작물에 접근하는 동시에 소스를 얻게 됨으로써, 또 다른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의 이용과 소스의 공개가 분리되어있어, 프로그램에 접근한다고 하더라도 창작자가 소스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사회적으로 별 이득이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컴퓨터 프로그램은 다른 저작물에 비해서 창작자에 대한 보호는 강력한 반면, 사회 공공의 이익으로 돌아오는 부분은 별로 없는 것이다.

또한, 저작권이 보호기간을 한정한 것은, 보호기간 이후에는 사회의 공공자산으로 자유롭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인데, 컴퓨터 프로그램의 경우, 그 발전 속도에 비추어 보호기간 50년 이후에는 사회 공공의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게된다. 이와 같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저작권 체계로 보호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단속

1990년대 말부터 한국 정부는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소호(SOHO)에 이르기까지 단속 대상이 확대되고 있으며, 단속의 방식도 불시에 사무실에 들어닥치는 등 폭력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단속의 가장 큰 수혜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도브(Adobe) 등 다국적 독점기업들이다. 하지만, 정부의 불법복제 단속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현재 대부분의 중요 프로그램들은 거대 소프트웨어 회사에 의해서 상업적으로 개발, 판매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필수 소프트웨어에 대한 접근이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차별화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의 특성상, 특정한 프로그램의 사용은 일반 사람들에게 이미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상품과 달리, 컴퓨터 프로그램은 네트워크 효과(즉, 데이터 교환 등으로 인해 한사람의 이용환경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게된다)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MS 워드를 쓰기 싫어도 다른 사람이 보내준 MS 워드 문서를 읽기 위해서는 그 프로그램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 생산구조의 근본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정보사회의 공공재라 할 수 있는 필수 소프트웨어에 대한 접근을 정부가 보장하기는커녕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둘째, 불법복제를 단속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저작권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고, 현저한 혐의가 있을 경우에, 법원의 영장을 발부 받아,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만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무작위 단속을 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 또한, 안정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할 사무공간에 폭력적으로 침입한 행위는 명백한 인권침해이다.



2. MS 독점의 문제

독점 소프트웨어를 생산한다는 점에서는 MS는 여타 소프트웨어 업체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MS가 윈도라는 독점적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MS는 이미 전세계 PC 운영체제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후발 주자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워드, 엑셀 등 오피스 프로그램, 웹 브라우져, 미디어 플레이어 등 응용 프로그램 영역에서도 지배적인 위치에 서게 되었다.



독점으로 인한 폐해는 명백하다. 단기적으로는 기술 발전과 사용자의 편리성이 증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의 후퇴로 인해 기술 발전을 저해하여 결국 이용자의 선택의 여지를 제약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미국, 유럽 등에서도 MS 독점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독점을 규제하려는 소송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하지만, MS는 법의 규제를 교묘히 피해가며, 새로운 버젼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독점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01년 10월 26일 세계 50여개 국에서 동시에 출시된 윈도 XP는 인터넷 폰, 메신저 등 많은 응용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어 이 분양의 경쟁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나아가 MS는 닷넷 전략을 통해 인터넷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용자 측면에서는 단지 편리성이 제약된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윈도와 MS의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전세계 이용자들의 컴퓨터 사용 방식을 MS가 통제할 수 있게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MS는 웹브라우저의 조작을 통해 이용자들이 특정한 사이트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 윈도 XP 출시와 함께, 이용자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던 것과 같이, 운영체제의 소스가 공개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MS에 의한 이용자 정보 수집의 위험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MS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은 국가 안보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현재 한국 정부도 정부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으로 MS의 제품을 채택하고 있다. 특정 업체의 독점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은 막대한 예산을 소요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 등 보안이 요구되는 문서들이 유출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각 국가적으로 MS의 독점을 견제할 수 있는 법적 규제-예를 들어, 윈도 소스 코드의 공개나 회사의 분할과 같은-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정부는 공공 기관의 소프트웨어로 독점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별다른 이유가 없는 한 공개 소프트웨어를 채택하도록 강제해야할 것이다.

5 장 카피레프트 운동과 대안 만들기

1. 카피레프트(COPYLEFT) 운동

카피레프트라는 개념을 처음 고안한 것은 자유소프트웨어재단(Free Software Foundation)의 리차드 스톨만이다. 프로그래머이자 해커인 그는 프로그램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게 됨에 따라서, 개발자들 사이에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이용하던 초창기 문화로부터 서로 배타적인 문화로 변화해가는 것에 회의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다. 그 출발로써, 그는 자유소프트웨어재단을 설립하고, 공개 컴퓨터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그누(GNU)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리눅스(Linux)라고 부르는 운영체제는 GNU 운영체제에 Linux라는 커널(운영체제의 핵심부분)을 결합시킨 것이다. 따라서, 정확하게는 GNU/Linux 라고 불러야 맞다.
리차드 스톨만은 이 소프트웨어를 배포하기 위한 라이센스를 고안하였는데, 먼저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저작권을 부여하고, 이에 GPL(General Public License)을 덧붙이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GPL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 프로그램을 복사, 이용할 수 있고, 수정할 수도 있지만, 수정해서 배포할 경우 그 수정된 프로그램 역시 GPL을 따라야 함을 명시한 것이다. 이를 카피레프트라고 하며,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자유 소프트웨어'라고 한다. 굳이 이런 방식을 택한 것은 자유 소프트웨어가 누군가에게 악용되어 독점 소프트웨어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즉, 카피레프트는 현행 법체제인 저작권을 이용하면서도, 궁극적인 지향은 저작권과 반대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저작권은 현실 법체제이지만, 카피레프트는 일종의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2. 지적재산권 체제에 대한 대안은?

지적재산권은 기술과 문화를 발전시키고, 창작자에게 동기부여를 한다는 애초의 취지에서 벗어나,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나 건강권 등 인권과 충돌하거나, 창조성을 오히려 제약하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적재산권이 '시장 중심의 생산, 유통, 분배, 소비 시스템'을 그 철학적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제 지식의 창조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정보 상품의 판매를 통한 이윤 획득에 대한 욕망이 지식 창작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 사회의 지식, 문화 생산 구조의 왜곡 현상까지 나타난다. 예를 들어, 상품성이 있는 연예, 오락, 성 상품 등은 활발해지는 반면, 인문, 사회과학 등은 오히려 위축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지적재산권 체제는 단지 '법 체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지식과 문화의 생산 방식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그 해결이 쉽지 않으며, 다각도의 접근이 요구된다.

첫째는 지적재산권이 다른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의약품 특허에 의해 건강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강제실시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디지털 환경에서 저작권을 근거로 정보 접근권이 침해되어서는 안된다.

둘째, 지식과 문화의 생산에 대한 공공적 차원의 지원이 강화되어야 하며, 이렇게 생산된 지적 생산물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되어야 한다.
세째, 카피레프트 운동과 같이 시민사회 내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자발적인 흐름이 형성되어야 한다. 현재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오픈 컨텐트 라이센스(Open Content Licnese), 저작권 기증 운동, 강의록 공개와 같은 다양한 차원의 실험들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No Copyright, Just Copyleft 캠페인

자신부터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뜻을 홈페이지 카피레프트 표시로 나타내 보자.
1안) Copyright (C) 2000 홈페이지 제작자 이름
: 저작권자가 본인이라는 것이 표시되는 한, 어떠한 정보 매체에 의한 본문의 전재나 발췌도 무상으로 허용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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